결혼기념일 먹부림 뉴욕 여행 오감만족



오랜만에 뉴욕을 다녀왔다. 언제나 그렇듯 당일치기 먹부림 여행. 우리 학교는 봄방학이 없지만 정신없었던 첫번째 쿼터가 어찌됐든 끝이 났기에, 무엇이 됐든 온전히 일상을 잊어버리고 그저 노는데 집중할 수 있는 그런 단순한 날이 하루쯤은 필요했다. 어디서 뭘 먹고 뭘 할지 조차 정하지 않고 그냥 출발!




겨울이 길었다. 우리가 가던 날도 추울 것이라는 일기예보의 으름장에 걱정이 컸는데, 다행스럽게도 한낮의 햇살은 나쁘지 않았다. 


첫번째 코스. 또 전날 늦게까지 영화를 보다 늦잠을 잔 우리는 점심을 훌쩍 넘겨서야 도착을 했다. 매번 일찍 가자 다짐을 하면 뭘 하누. 어쨌든 뉴욕의 첫 식사는 언제나 그렇듯 피자! 뉴욕에 이태리계 후손이 많아서인가 (요즘 한창 영화 대부를 돌려보는 중이라 그렇게 생각될지도 ㅋㅋ) 유명한 피자집이 참 많은데, 우리는 Eataly의 피자를 참 맛나게 먹었다. 재료도 신선하고 특히 치즈가 일품. 무엇보다 식전빵에 곁들여 나오는 신선한 올리브유가 최고다. 점심시간이 훌쩍 넘겨서 도착했던터라 오늘은 좀 덜 바글거리겠지 싶었는데, 테이블에 앉는데만 40분이 넘게 걸리고 사람이 많아서인지 맛도 전보다는 못한 느낌적인 느낌. 



이번에는 생면 좀 사갈까 싶었는데 계산대에 늘어선 긴 줄을 보고는 바로 포기했다. 
여기는 다 괜찮은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식사의 가장 중요한 반찬인 '여유'가 없다. 


하윤이를 위해 잠시 들른 FAO Schwarz
<나홀로 집에서>에 등장하던 클래식한 분위기의 장난감 가게를 기대했는데, 이젠 너무 모던하게 바뀌어버려서 아쉬웠다. 


기린 한마리 집에 데려다 하윤이 방에 두면 귀여울 것 같은데.



초대형 추파춥스를 들고 풍선 만들기 시연에 집중하고 있는 하윤이. 엄마아빠의 아쉬움과는 별개로 어쨌든 장난감 가게는 아이들의 천국. 


너무너무 귀여웠던 우산. 하윤이도 언젠가는 우산을 쓰고 다닐 날이 오겠지. 생각만 해도 귀엽네.



장난감을 둘러보고 소화를 마친 우리는 디저트를 먹기 위해 플라자 호텔로 고고! 다행히 위치가 FAO 바로 앞인데다 날씨도 따뜻해서 주차 걱정없이 가볍게 걸어다닐 수 있었다. 플라자 호텔 지하 Food Hall에는 몇몇 유명한 디저트 가게들이 들어서 있는데, 우리가 선택한 건 Lady M. 가장 유명한 시그니처 크레페 케익과 생크림 딸기 케익. 조각당 9불 가까이 되니 만만치 않은 가격인데, 비싸다는 생각이 쏙 들어갈 만큼 부드럽고 달콤했던 맛. 남편도 하윤이도 아주아주 좋아했다. 하윤이는 케익을 보자마자 "와 추카추카" ㅋㅋㅋㅋ 



하윤이 봄 옷을 사러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결국 사이즈를 못 구하고 열심히 소화만 시킨 덕에 다시 저녁을 먹으러... ㅋㅋㅋ 정말로 이 모든 일들이 단 몇 시간만에 일어났다는 사실. 저녁은 베이징 덕을 먹자고 약속을 하고 이름마저 Beijing duck house 인 곳에서 베이징 덕을 먹었다. 껍질은 짭조름 달콤 바삭하고 안은 부드럽고 기름지니, 어찌 맛이 없으리오. 몇 번 밀전병에 싸먹고 나면 밀려오는 느끼함은 오이와 파가 깔끔하게 정리를 해주고 게다가 새콤한 양념의 양배추까지 더해지니. 오리 한마리 꿀꺽하는건 순식간.



오리고기를 좋아하는 하윤이도 만족스러운 브이


먹부림을 이걸로 끝낼 수 있나. 칼로리 폭탄의 정점은 매그놀리아의 바나나 푸딩으로 마무리. 딱 하나 남은 라지사이즈를 누가 채가기라도 할새라 급하게 주문하고 집에 가는 길에 남편이라 수다 떨면서 싹싹 비워버렸다. 하루 종일 맛있는 것만 먹고 신이난 우리는 집에 가는 내내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폭풍 수다를 떨었다. 우리 남편은 이 세상에서 나와 수다를 가장 오래 그리고 다양한 주제로 떨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4번째 결혼기념일 선물은 서로에게 새 핸드폰. 
이러다 나중에는 청소기 냉장고를 선물로 주게 되는건가 ㅋㅋㅋ



결혼기념일 전날 남편이 서프라이즈라고 우리가 좋아하는 치즈케익 가게에 가서 몰래 치즈케익을 사다가 냉장고 깊이 넣어두었는데, 눈치 없는 하윤이는 "엄마 케익케익' 이라고 강력한 스포일러를 남기고 말았다. 이제 우리 인생에서 당분간 서프라이즈는 더이상 없는걸로 ㅋㅋㅋ

동생이 엄마 생일에 촛불 켜고 노래부르는 동영상을 보내줬는데, 하윤이가 그걸 수십번도 더 돌려봤었다. 그래서인지 작은 초에 불을 붙이고 (무려 결혼기념일 축하 ㅋㅋ) 노래를 부르니 입이 딱 벌어져서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박수치고 신나하던 하윤이. 





좋은 남편, 좋은 아빠인 여보, 
고맙고 사랑하고 우리 잘 삽시다!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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